2023. 1. 2. 02:56ㆍ일상/잡담
12시간 후 계절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여유부리며 쓰는 가벼운 글이다, 🥳
평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하는 필자는 어릴 적부터 나만의 인생법칙을 하나 씩 정립해온 것 같다. 중학생때부터 그랬던가, 쨌든 이러한 나만의 생각들 때문에 블로그는 글을 쓰곤 했는데 뭐 훗날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기도하고 몇 살 더 먹으면 보이는 멍청한생각들도 있으니 재미로 생각정리겸 글을 끄적여본다.
필자는 중학생때 부터 리스크있는 삶을 선망해왔다. 일종의 홍대병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 뭐 크게 다르진 않다고 본다(홍대는 두 번 밖에 안가봤다). 중학생때는 유명인들의 전기를 많이 읽었고 그 과정에서 한번 사는 인생을 조금은 재밌게 사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꽤나 깊이 고민했다. 그래서 난 항상 고민이 많았다. 추상적인 생각들 부터 구체적인 것들 까지, 그래도 이러쿵 저러쿵 형성된 내 자아는 일관적으로 평범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부추겼다.
실은, 평범한 삶은 어려운 삶이다.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조건들을 충족하고 인생의 각 단계마다 이루어야 하는 과업들을 달성해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니까. 우리나라는 그런게 조금 심하다고들 하는데, 약 일 년 전 미국에서 온 교환학생과 이야기 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미국에서 20살 까지 살다 온 그녀가 말하기론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이'라는 제약조건에 의해서 20살에는 대학교를 가야하고, 25살에는 취업을 준비해야 하며, 30대에 들어서서는 ,,, 하는 여러 법칙들을 사회에서 만들어두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미국은 다른가? 물어보았는데 뭐 대답은 당연히 비슷하지만, 법칙을 어겼을 때의 여러 대우들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평범'이라는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은 쉽진 않다.
리스크를 안고사는 삶은 더 힘들겠지. 개발 블로그를 운영하지만 본 소속은 경영학부인 나는 경영학 수업도 많이 듣는데, 나 스스로 리스크 있는 삶을 추구하겠다고 말하면서도 투자론이나 자본시장론을 공부하다보면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는 개인들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갈 때가 있다. 투자수익률을 최대화 하기위해 리스크 헷지 수단을 사용하려는 의지마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멍청해 보일 수 있으니까(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수익률은 -100%에 수렴할 수 있다, 그치만 리스크 헷지라는 행위 자체가 안정성 확보를 통해 변동성 축소만을 목표로 하므로 끝장나게 인생한번 질러볼라면 그딴거 없이 걍 ㅋㅋㅅㅂㄱㄱ).
그래도 필자는 투자가 아닌 인생에서의 태도에서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조금은 덧 없다고 느낀다. 모든 사람들은 죽는다는 사실하에 평등하고 죽음까지 이르는 시간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한 것이고 이러한 죽음을 생각할 때 굳이 '죽음 = 슬픔'이라는 덧없는 공식을 상기해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생각을 닫아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관에 조금은 부합하다고 볼 수 있는데 뭐 나도 이젠 잘 모르겠고 설명하기 대가리 아픈건 안쓸란다. 그래서 쉽게 말하자면 그 본질은, "어차피 다 죽는데 하고싶은 거 다하고 죽어야지?" 라는 생각이다. 실은 이러한 생각은 'YOLO족'과 같이 계좌상태 생각안하고 지 멋대로 몇푼 되지도 않는 돈쳐바르면서 사는 인생으로 귀결될 수도 있지만 그건 리스크를 안고사는게 아니라 그냥 개빡대가리 삶이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다.
죽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때마다 세상에 모든 것은 선명해진다. 내가 보고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고 다른 이들의 생각들이 무던해진다. 이러한 사실을 깨우치면 리스크있는 삶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왜냐, 죽기 전 평범하지 않았던 기억부터 떠올릴 테니까.(물론 필자는 죽어본적은 없다 ㅋㅋ;) 다 똑같이 들이미는 기준으로 사는 것 보다 자기가 원하는대로(논리적인 바운더리는 항상 지켜져야한다) 사는게 조금은 멋있어 보이니까.
그리고 죽음같은 무거운 주제 집어치고 생각해도, 리스크 안고 사는건 합리적이다. 그 이유는 인간이 성장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인간이 가장 크게 성장할 때는
1. 자신을 둘러싼 주변인들이 바뀔 때
: 인간은 자신과 유사한 모습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경향이 있다. 남탓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변인에 좋은 영향력을 끼쳐야한다.
2. 자신이 위치한 지리적 공간이 바뀔 때
: 안방에서 유튜브 쳐보고 있다가 문신있는 게이아저씨들이 상주하는 사우나실에 입장하면 외부 침입자를 수비해야할 필요다양성에 노출된 것이다.
3. 자신이 하고있는 일이 바뀔 때
: 뉴진스 유튜브 영상 보는거 vs 구입해논 온라인 강의 빨리듣고 개발시작하기 - 물론 필자는 둘 다 좋아한다, 실은 전자가 쪼금 더 좋다,,
인데, 일종의 외부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어서 인간은 환경에 맞는 필요다양성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역량들이 생겨나게 된다. 이건 지렁이나 인간이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리인데 그렇기에 인간은 본래 하지않던 일을 시도해보아야 성장한다.
필자가 가장 근래 무엇인가에 도전했던건, 1년 전 쯤, 군복무를 거의 끝낼 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장학금을 많이주는 장학재단에 서류를 썼었던 경험이 있었다. 장학재단은 금융그룹에서 설립한 재단이었는데, 면접을 보는데 해당 금융그룹의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분들께서 모두 면접을 진행하셨다. 삼성전자 동경주재 사장,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사, TV나오는 정치관련 짱짱맨, 전 외교부 차관 등등 사회에 좀 치는 분들이 우리의 입장과 함께 맞아주셨다. 면접은 거의 2(면접대상자) : 8~9(이사회) 정도의 수로 진행되었는데 그때 면접을 보면서 '아 내가 조금은 성장하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살떨리는 면접은 처음이었고, 신기하게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기는 면접도 처음이었다.
그때 자신감 있게 대답을 해서 그런가, 왠만한 일에는 이젠 긴장하진 않는 듯 하다. 떨어질거라 지레짐작하고 아예 원서도 안쓰거나, 군인 신분에서 못할거라 주저했다면 좋은 성장기회를 잃을 뻔 한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뭐 재산정리하고 미국가서 실리콘 밸리에서 실리콘 사갖고 CPU 장사하라는게 아니라, 안정적인 삶은 좋다, 그치만 한 번씩은 위험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면 좋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필자는 인생에서 안정적인 환경에서보다 한 번씩 멍청한 행동을 저질렀을 때 배운게 배는 많았다. 멍청한 행동은 단기적으론 마이너스 요소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데 필수적인 경험이다. 그렇다고 나이먹고 멍청한 행동을 좋다고 멋대로 저질러선 안된다. 적당하게 멍청한 행위가 용인될 시기에 해야한다. 그때 뭐라도 안해보고 Whw밥처럼 쭈그리고 살아선 자기가 하고싶은것도 못하고 찡얼거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벼가 익으면 대가리를 축 숙이는거 처럼 늙어선 나도 Tlq간지 할아버지가 돼서 명언이나 툭툭던지는 경지에 이르러야 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많이 해봐야한다.
리스크를 지향하는 삶의 최적의 나이는 10대 ~ 40대라고 생각한다. 아리애스터 감독 영화 <미드소마>에서 나오는 스웨덴 호르가마을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사계절에 빗댄 인생표현식을 가지고 살아간다. 즉 생애를 봄(응애 ~ 20대), 여름(20대 ~ 40대), 가을(40대 ~ 60대), 겨울(60대 ~ 80대)으로 나누는 것이다. 보통 사계절 중 가장 땀흘리고 발굴러야 할 때는 여름이다. 저 때를 넘어선 시기부터는 일구어 온 밭에서 추수를 시작하고 겨울맞이를 준비할 때다. 그렇기에 나이를 많이 먹고 위험을 떠안으려는 생각은 겨울맞이 이월패딩행사에서 하와이안 셔츠를 찾는것과 같이 무모하고 고통스럽다.
그러니까, 할 수 있을때 하자. 위험을 추구할 수 있는 때는 한정적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표현하고 싶을 때 표현해야하며, 말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내지 않고 묻어둔다면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이 시기를 잘 이겨내서 좋은 결과를 쌓아나가는 것, 그게 내가 당면한 과제이고 계속 지향해야할 삶의 방식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든지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자. 보통 내 할거만 잘해도 반은 가더라. 플러터 열심히 공부중인데 저작권때문에 블로그에 공부과정을 맘대로 정리하지 못하는게 살짝 아쉽긴 하다.
현재 문체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부의 초대 장관을 보낸 22년 3월 타계하신 이어령 선생님의 강연과 말씀을 참 좋아한다. "울면서 태어났지만 주변에서 웃었던 시작, 웃으면서 가지만 주변에서는 울어줄 수 있는 끝" 이라는 말로 후회없이 자신이 선택하는 삶의 중요성과 옳은 영향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해준 분이다. 그가 한 평생, 죽음 직전까지도 학자로서 세상에 던진 의문과 사회에 던진 메세지들로 조금은 나은 세상이 될 수 있었던 것 처럼 필자도 그 정도 그릇은 안되지만 좋은 영향력을 끼쳐야겠다. 헌혈한지 한달 됐는데 헌혈부터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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