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31. 09:55ㆍ일상
10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시작되었다. 9월은 가을 치고는 여전히 더워서 10월이나 와서야 조금 가을분위기가 완연해졌던 것 같다. 10월을 맞고 외도도 갔었고, 학교 축제도 가서 신나게 놀고 연예인 구경도 했었다.



축제는 룸메형과 함께 갔었는데. 덕분에 신나게 잘 놀았던 것 같다. 그렇게 중간고사 기간(10월 24 ~ 28일)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나는 시험이 조금 변동이 있어서 중간고사 기간 앞주(20일)부터 이후 주 토요일 까지(29일) 까지 시험을 봐야했는데 거의 열흘정도 되는 기간동안 시험만 봐서인가 좀 쉬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었다. 나와 친구는 윤종신 노래를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월간 윤종신 노래가 나오는 족족 바로바로 음악을 듣곤 공유하곤 하는데 이번에 월간 윤종신 채널에 콘서트 소식이 들려와서 예매를 했고, 가게 되었다.
실은 고등학교 3학년때 부터 4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윤종신 콘서트를 갔었다. 첫 번째가 진주, 두 세 번째가 부산콘서트 였는데 이번엔 서울 소극장 콘서트여서 서울에 가게 되었다. 나는 토요일까지 시험을 쳐야했던 터라 친구가 먼저 서울에 가서 여자친구와 함께 놀고 있었고, 나는 중간고사 끝난 이후 반나절 정도의 여유를 만끽하며 하나 남은 과제를 클리어하고, 낮잠도 자고, 운동도 하고, 청소도 하고, 나는 솔로와 함께 삼겹살도 해치웠다 ㅋㅋ. 굉장히 행복했다

중간고사는 그럭저럭 잘 본 듯했다. 뭐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ㅋㅋ;
그렇게 거하게 한 끼 먹고나서 다음날 아침 6시 40분 기차를 타야해서 5시에 알람을 맞춰두고 잠에 들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난 이후에, 충격적인 참사가 있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참사에 대한 보도를 계속 쏟아내고 있었고 유튜브에서는 현장 영상들이 나돌았고 레딧에서는 모자이크 되지 않은 사상자들의 영상이 마구잡이로 올라왔다.
충격적이었다. 할로윈 데이를 맞아 행복한 추억을 쌓고파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했다. 그래서 혹시 콘서트가 취소되진 않을까 했는데 2주 동안 8번 콘서트 중 마지막 8번째 콘서트이고, 노래 자체가 밝은 노래가 적은 콘서트다 보니 애도하는 마음을 마음 한 켠에 두고 콘서트를 볼 수 있었다.

나는 가는 기차로는 무궁화호, 오는 기차로 KTX를 예매했는데,,
와 무궁화호 죽을 것 같더라. 서울 갈때 무궁화호는 좀 아니다,, 허리가 굳어서 블로그 글을 쓰는 지금도 아프다 흑흑..

콘서트는 신안은행 LPay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열리기 때문에, 또 해당 콘서트 홀 위치가 홍대 옆이기 때문에 나와 친구는 홍대에서 만나기로 했다. 서울역에서 홍대를 가기위한 가장 빠른방법은 공항철도라는 정보를 얻고 공항철도를 탔다. 5000원이라던데,, 비싸네 스벌탱



친구와 홍대에서 만나서, 돈까스를 조지고 스타벅스 기프티콘도 썼다. 뭐 우린 홍대 두 번 가봤는데 두 번 다 홍대 앞 스타벅스를 들렀던 것 같다. 그리고 풋라커에 들려서 선물할 신발을 하나 샀다. 에어포스를 샀는데 받는 분께서 맘에들었음 좋겠다 ㅎㅎ,, 풋락커 직원분들 되게 친절하셔서 즐겁게 쇼핑했다.
그리고 친구가 뉴발란스 993 모델 실물을 보고싶다고 하여 홍대 뉴발란스 매장을 들렀지만 아쉽게도 해당 모델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역시 인기모델인가,, 992와 993은 항상 보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더 오기가 생기는 걸!?!?!#@!#!?@#


친구와 함께 콘서트 장에 도착해서, 사진 요청을 해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콘서트를 다니며 19살 이후로 남긴 사진들이 곧 갤러리에 쌓는 추억이 되는 듯 하다. 나는 한껏 가오를 잡으면서 서있다.
콘서트 장 내부 사진은 원칙적으로 촬영 금지이기 때문에 공유할 수 없지만, 되게 아늑하고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세트였다. 종신형께서 입장하시고, 반가운 인사와 함께 새벽에 있었던 안타까운 참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콘서트를 이행해야 할지 고민이 아주 많았다고 하셨다. 그래도 마지막 콘서트이고 기다리시는 팬 분들도 있으니 애도의 마음을 가지고 노래를 부르겠다 하시며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소극장이라 그런지 되게 잘 보였는데 왠만한 대형 홀에서 앞자리에서 보는 것 보다 소극장에서 살짝 뒤에서 보는 것 같은 자리에서 훨씬 더 잘 보였다. 그래서 기분이 아주 조았다 키킥키
노래는 전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잘 안알려진(유튜브 조회수가 낮은) 노래들로 꾸며졌다. 그래서 그런가 아주 행복했다. 나와 친구같은 윤종신 쳐돌이들은 월간 윤종신과 90년대 음악까지 줄줄 꿰고있기 때문에 종신 형 께서 정엽씨게 주신 '내 사람들' 이라는 음악 빼고는 다 아는노래였다.
일본 시티팝 거장 킨고 하마다씨와 콜라보한 '생각'과 22년 5월호 'Rainy Happy Day'는 역시 라이브로 들어도 좋았다. 그리고 '기다리지 말아요' 를 불러줘서 너무너무 좋았다.
너무너무 행복한 2시간 30분 정도를 보내고, 우리는 콘서트 끝의 여운과 함께 홍대로 다시 돌아가 저녁을 먹고 기차를 타기위해 이동했다. 기차 시간이 밤 10시라 역에 먼저가도 앉을 자리도 없고, 기다리기만 해야할 것 같다는 판단하에서였다.



홍대에서 시간을 8시 30분 정도 까지 때우다가, 친구와 나는 목적지가 달라서 친구는 청량리로, 나는 서울역으로 왔다. 대구행 기차는 KTX로 두시간 정도 걸렸다.


서울역 앞에 있는 '미생' 건물에서 저렇게 무슨 불빛을 활용한 영상같은게 계속 나왔는데 신기방기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분들도 비슷하게 기차를 기다리며 건물을 보고 있었다. 작년 겨울이었나, 군대 선임이자 학교 선배이신 친한 형을 보러 서울에 왔다가 세명이서 함께 힐튼 호텔에서 묵었던 적이 있는데 앞에 있는 건물(불빛 나오는 건물)이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인 '미생'의 장그래 회사 건물이라는 것을 알고는 되게 들떴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사람들에 잘 알려진 이전 이름은 대우빌딩이라고 하는가보다.

밤 12시에 도착 후 택시를 타고 경북대 북문으로 온 후, 아주아주 허리가 뻐근해서 기숙사에 들어가서 운동을 하고팠지만 하지 못했다. 씻고 누워자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무언가 흘러가는 가을을 제대로 만끽한 것 같아 홀가분하고 행복한, 그런 하루였다. 이렇게 계절과 23살 이라는 나이에 대한 내 추억도 한장 한장 쌓이는 거겠지.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꾸며갔으면 한다. 힘들때도 있지만 힘든 때가 있기에 일상과 소소한 부분이 더 값지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전에 아리 애스터 감독의 영화 '미드소마'를 보고, 무섭고 기괴한 부분을 제하고 스웨덴의 작은 공동체 마을 '호르가' 사람들이 공유하는 가치관 중에서 인간의 생을 계절로 생각하는 점이 내게 크게 와닿았었는데.
봄 - 여름 - 가을 - 겨울로 인간의 삶으로 나눈다면 나는 아마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 아닐까. 여름은 더위와 강한 햇살을 견뎌야 하고 땀이 흐르고 피부가 그을릴텐데, 걱정 보다는 제대로 인생의 여름을 채워나가야겠다. 매일매일 행복하고 열중하며 살도록 하자.
한번 씩 종신형께서 띄우는 배를 타고 그의 섬으로 가 계절을 만끽해야 하니까 다음 콘서트 까지도 화이팅해야겠다. 다들 건강하세요!